담양서점 김귀수씨, 古書 100여권 전남대 호남한문연구실에 기증 - 광주일보
광주일보
담양서점 김귀수씨, 古書 100여권 전남대 호남한문연구실에 기증
“아쉽지만 보람 … 고전연구에 작지만 보탬 되길”
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
2012년 11월 28일(수) 00:00
담양서점의 김귀수(76·사진) 대표는 광주시 동구 계림동에서만 43년째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. 1969년 광주고 정문 앞에 처음 문을 연 이후 현재의 위치(계림동 우체국 자리)로 옮겨와 27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.
담양서점은 고서(古書) 전문 서점이다. 김 대표는 옛 성현들의 문집, 족보, 향토지, 교지 등 다양한 고서를 수집해 광주의 대표 고서점으로 키워냈다.
김 대표가 최근 사료적 가치가 높은 고서 100여책을 호남 한문문집·지방지·문중문헌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전남대 호남한문연구실(책임교수 김대현 국문과 교수)에 연구자료로 기증했다. 김 대표는 늘 서점을 자주 찾아와 인연이 있었던 김교수에게 선뜻 책을 내놓았다.
이번에 기증한 도서는 ‘광산 김씨 문숙공파(文肅公派) 족보’를 비롯한 족보류, ‘여력재집(餘力齋集) 3책을 비롯한 문집류, ‘전등신화(剪燈新話)’ 등 소설류, ‘시전(詩傳)’, ‘서전(書傳)’을 비롯한 중국 간행 서적류 등 총 100여책이다.
“내가 한문 공부를 조금 해서 예전부터 고서를 많이 취급했어요. 한때 고서가 5∼6000책에 달해 대학 도서관이나 박물관, 향교에서 구입해가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고서를 찾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없어요. 오랫동안 갖고 있는 것들이라 아쉽기도 하지만 이왕이면 한문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에게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.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서 더 넓게 공부하시고 그러면 저도 보람이 있겠죠.”
김대현 책임교수는 “이번 기증 도서는 한문고전을 연구하는 데 좋은 연구 자료”라며 “선뜻 100여 책의 자료를 기증한 사장님의 뜻을 생각해 연구에 더욱 매진하겠다”고 말했다.
올해 병원치료를 받느라 서점을 2∼3개월 닫아야 했던 김 대표는 아예 간판을 내려 버릴 생각도 했었다.
“몸도 아프고 그래서 이제 서점을 접을까 생각도 했어요. 그런데 퇴원하고 나니까 또 미련이 남네요(웃음), 오래 하지는 못하겠지만 당분간은 서점 문을 열 생각입니다.”